브랜드 쪽에서 해외 이커머스 진출을 검토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거다.
"총판을 쓰는 게 나을까요, 직접 하는 게 나을까요?"
답을 하기 전에, 두 방식이 실제로 뭐가 다른지부터 맞춰두자.
이 차이를 놓고 보면 질문이 잘못 세워져 있다는 게 보인다. 총판이냐 직접이냐는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상태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쪽을 먼저 하느냐는 순서의 문제다. 거의 모든 브랜드는 총판(또는 크로스보더 온라인)으로 시작해서 어느 시점에 직접 운영으로 넘어간다. 그러니 진짜 질문은 "어느 쪽이냐"가 아니라 "언제 넘어가느냐"다.
그리고 이 시점을 감으로 정하면 둘 중 하나가 일어난다. 너무 일찍 넘어가면 사무실 임차료와 인건비만 늘고 매출은 안 따라온다. 너무 늦게 넘어가면 시장이 제일 빠르게 커지는 구간을 파트너의 속도에 묶인 채로 흘려보낸다.
이 글은 3년 넘게 동남아 여러 시장을 온라인 우선으로 운영하고, 그중 일부를 현지 직접 운영으로 전환하는 판단을 직접 내렸던 경험을 정리한 것이다. 국가명·브랜드명·실제 수치는 모두 뺐다. 대신 판단에 쓸 수 있는 구조만 남겼다.
1. 지금 동남아 시장이 어떤 상태인가
기준을 만들기 전에 시장 크기의 감각을 맞춰야 한다. 구글·테마섹·베인이 매년 내는 e-Conomy SEA 2025 보고서 기준이다.
| 항목 | 2025년(전망) | 전년 대비 |
|---|---|---|
| 동남아 디지털 경제 GMV | 3,000억 달러 초과 | +15% |
| 이커머스 GMV | 1,850억 달러 | +15% |
| 이커머스 매출(플랫폼 수익) | 410억 달러 | — |
| 비디오 커머스 비중 | 전체 GMV의 약 25% | — |
| 로컬 커머스 셀러·스토어 수 | 8만 개 | +125% |
출처: Temasek, e-Conomy SEA 2025 · Google, e-Conomy SEA
총량보다 중요한 숫자가 두 개 있다.
2. 시장마다 매출을 만드는 방법이 다르다
여러 시장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가장 확실하게 배운 게 이거다. 같은 브랜드, 같은 제품, 같은 가격대인데 시장별로 매출을 만드는 방법이 완전히 달랐다.
이게 왜 중요한가. 총판 후보를 평가할 때 대개 "이 회사가 뭘 잘하나"를 본다. 그런데 실제로 봐야 하는 건 "이 회사가 잘하는 것이, 이 시장에서 통하는 방법과 같은가"다. 인플루언서 네트워크가 강한 회사를 A형 시장에 붙이면, 그 회사는 유능한데 성과는 안 나온다. 그리고 그 사실은 계약 2년차가 되어서야 숫자로 드러난다.
3. 언제 직접 운영으로 넘어가는가 — 5개 지표
먼저 전환이 회계적으로 무슨 일인지 짚어야 한다.
실제로 썼던 지표는 다섯 개다.
하나만 켜지면 움직이지 않는다. 최소 세 개가 동시에 켜져야 한다. 세 개 이상일 때 전환했고, 한두 개만 켜진 상태에서 넘어가려던 시장은 보류했다. 보류한 판단이 틀린 적은 없었다.
4. 넘어가기 전 90일 동안 확인한 것
전환은 되돌리기가 비싸다. 총판 계약을 해지하고 직접 들어갔다가 다시 총판을 붙이는 건 시장에서 신뢰를 두 번 잃는 일이다. 그래서 결정 전 90일 동안 아래를 확인했다.
안 주는 경우는 둘 중 하나다. 숨길 게 있거나, 애초에 그런 데이터를 관리하지 않거나. 어느 쪽이든 그 파트너에 대한 판단 재료가 된다. 월별로 달라고 했는데 분기 합계만 보내오는 것도 같은 신호다.
한 곳이 70%를 넘으면 그건 우리 브랜드의 자산이 아니라 총판과 그 플랫폼의 관계다. 전환해도 따라오지 않는다.
이커머스 운영 1명, 마케팅 1명이 최소 단위다. 계획서에 인건비를 적는 것과 실제로 뽑히는 것은 다르다. 결정하기 전에 채용공고를 실제로 올려보고 지원자 수준을 봐야 한다.
남은 재고를 누가 떠안는지, 몇 달 전에 통보해야 하는지, 계약이 끝나고 몇 년간 경쟁 브랜드를 못 하게 돼 있는지. 그리고 현지 상표권이 총판 이름으로 등록돼 있지 않은지. 마지막 항목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터진다.
총판 창고에 있는 것과 배에 실려 있는 것을 합쳐서. 전환 시점에 이 재고를 누가 얼마에 떠안느냐가 협상의 실제 쟁점이 된다.
소비자가를 내리는 데 쓰면 안 된다. 한 번 내린 가격은 못 올린다. 그 마진은 현지 운영비로 들어가야 한다.
한국에서 50% 행사를 하면 그 물건을 사서 현지에 파는 사람이 생긴다. 이 구조가 그대로면 직접 운영으로 넘어가도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문서로 만들어 두지 않았다면 그 결정은 검토가 아니라 베팅이다.
5. 정리
출처
- Temasek — e-Conomy SEA 2025 report (2025)
- Google — e-Conomy SEA
- Bain & Company — e-Conomy SEA 2025 보도자료
이 글의 사례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되 국가·회사·브랜드·개인·자사 수치를 모두 제거하고 구조만 남긴 것입니다.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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